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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 (19.07.05) 너무나도 오랜만에 썼다. 빈 틈이 길어질 수록 다시 넘어서는게 왜 이렇게 어려운지. 며칠을 아무것도 쓰지 못하고 끙끙대다가 한 문장을 시작했다. 방향이 생기니 길을 내는 것은 덜 힘들었다. 숨 쉬듯이, 밥 먹듯이, 몸을 씻고 청소를 하듯이,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하듯이, 그냥 그렇게 움직이지 않으면 살아 있기는 어려운 것이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살아있음을 느껴본다. 2020. 2. 20.
휴일을 보내다 (18.11.30) 휴일을 보내다. 직업 특성상 주말에 일을 할 수 밖에 없고, 그렇기에 평일에 쉬는 날이 종종 있다. 아내와 함께 휴일을 맞이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내는 일반적인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이어서 그렇게 되긴 어렵다. 막 잠에서 깬 모습으로 아침 일찍 출근길을 나서는 아내를 보내고, 우유 한 잔과 계란 두 알을 삼키면 다시 잠이 오기 시작한다. 전기 장판과 이불을 정갈하게 정리한 채 침대 위로 다이빙, 한 시간이나 두 시간 쯤 잠을 자고 일어나면 점심 먹을 시간이 다가온다. 늦은 외출 준비를 마치고 계획도 없이 밖으로 나온다. 집 근처 명지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식당을 가고 카페를 간다. 나는 생기넘치는 학생들을 지나쳐 발걸음을 때다가 문득 마주친 돈까스 집 앞에서 허기를 느끼고 가게로 들어선다. 가게는 .. 2020. 2. 20.
인공지능과 친구 (18.11.13) 길을 걷다가 한 플랜카드가 보였다. 인공지능을 주제로한 강의 홍보물 이었다. 강의 명은 '인공지능은 과연 인간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였다. 나는 그 질문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되길 바라고 있다. 인간이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한 인공지능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이 사람처럼 반응하는 인공지능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노예로 부려먹기 위해 만들고 있는 인공지능을 친구라는 동등한 위치에 올려놓을 수 있을까. 인공지능이 발전하고, 인간과 비슷해질 수록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된 인공지능은 고민하게 될 것이다. '인간이 과연 인공지능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 2020. 2. 20.
심판2 (18.11.10) 구속된 목사가 자신은 이미 하나님께 용서받았다고 말하는 뉴스를 보았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든다. 과거에 누군가 나에게 너는 용서(혹은 구원) 받았음을 확신하냐는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 질문을 받은 나는 그러한 확신이 없으면 안되는 줄 알았다. 확신에 찬 사람들은 자신감이 넘쳐있었고, 과연 그러한가 고민하는 사람들은 뒤쳐진 사람들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내가 어떤 사람이든지 용서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기만이다. 누가 용서하는가. 용서의 주체는 나도, 당신도 아니다.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것이 나에 대한 판단이 될 것이다. 사람들의 우상이 타락한 영웅이 되는 것도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 살인자가 수호자로 취급 받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그게 무슨 의미.. 2020.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