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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 몇 년만에 방치된 블로그에 들어와봤다. 보는이 없더라도 열심히 기록해보려고 했는데...어느 순간 손을 놓아버린 일기장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지금은 내 것이 아닌것 같은 그 때의 기억들과 감정들이 어딘가에 남아서 의욕 없는 내게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았다. 별 것 아닌 내용들이지만 내가 살아가고 있음을 느끼는 순간들이었고, 의욕이 없는 요즘을 조금은 변하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블로그, 다시, 시작해보자. 팔리는 글을 쓰고 싶었나보다. 글을 쓰는 것보다 글을 써서 돈을 벌고 싶었나보다. 작년 어떤 날 운이 좋게도 내가 쓴 글이 상금을 받게 되면서, 글이 재미보다 성과로 보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우쭐해져가지고선 훌륭한 결과물을 내고 싶었고, 그럴만한 능력이 없어 변변찮은 글을 내놓기만 하던 나는 한동안.. 2020. 2. 20.
축하 (20.02.16) 축하할 일이 생긴 후배 동생에게서 갑작스레 선물을 받았다. 오히려 선물을 해줘야 하건만. 커피를 좋아하는 우리 부부를 생각해서 골랐단다. 이제는 선물을 하는 기쁨을 누리고 싶다고 덧붙인다. 그 마음이 짐작이 안되지는 않았다. 몇 년간 누구도 다 이해해줄 수 없을 고생을 묵묵히 견뎌왔음이 떠올라 진심을 담아 축하 인사를 건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의 인생을 응원하고 싶다. 축하한다. 잠시 스스로를 더 챙겨줘도 좋으련만 주변 사람에게 이렇게 마음을 써줘서 고마웠다. 좋구나. 누군가 행복해지는 것은. 2020. 2. 20.
억울함 (20.02.06) 자신의 억울함은 죽을 때까지 잊지 않을 사람들도 타인의 눈물과 호소는 가벼이여기며 쉬 흘려버리네. 알기 전까지 아는 것이 아닌데, 알기도 전에 안다하네. 감춰진 진실보다 원하는 장면에 환호를 지르고 이제 더는 필요없다고 하네. 나의 인생이 소중하듯, 타인의 삶 또한 무거운 것을. 정말 그러한 것을. 한마디의 말로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으나 대체 무엇에 쓰이고 있는지. 진짜 원하는 것은 무언지. 묻고 싶다. 2020. 2. 20.
이해와 포용, 그 한계에 관하여- 알래스카의 아이히만을 읽고(20.01.30) 이해와 포용, 그 한계에 관하여 - 알래스카의 아이히만을 읽고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책을 읽어 본 적은 없다. 독일의 한나 아렌트와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과 더불어 워낙 유명한 이름이기에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 아이히만, 나치당의 고위급 간부였던 그는 유대인 수용소를 관리하며 유대인 학살이 착실히 진행되도록 운영했다. 그는 독일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하자 이름과 신분을 숨기고 아르헨티나로 도망쳤다. 1960년까지 다른 이름으로 살던 아이히만은 이스라엘 첩보기관 모사드에 의해 납치되어 1961년 예루살렘에서 공개재판을 받았다. 전 세계에 중계되고 있는 법정에서 아이히만은 자신은 그저 명령에 따랐을 뿐, 의도적으로 유대인들을 학살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을 지극히 .. 2020.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