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탓 (20.01.23) 오늘은 내근을 하는 일정이었다. 2년 전 구정을 앞두고 차 사고가 났었던 기억으로 인해 명절 전날 근무에 부담감이 항상 있었는데, 내근이라면 큰 사건 없이 무난하게 지나갈 하루가 될 것이므로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출근을 했다. 책상에 앉자, 오늘 외근 예정이던 동료 선생님이 부탁할 것이 있다고 했다. 사정이 있으니 오늘 외근을 바꿔달라는 요청이었다. 명절 전날 발생했던 사고의 기억이 떠올랐지만 그런 징크스 같은 걸로 내 삶을 더 무겁게 하고 싶지 않았다. 업무로 인해 차를 몰고 녹번동으로 갔다. 들어가야할 주차장 진출입로에 한 노인이 하얀색 레이를 주차하고선 짐을 실고 있었다. 우회전을 통해 접근하도록 되어있는 진출입로는 차가 한 대 들어가거나 나가도록 설계되어있다고 생각하기에 적당한 넓이였으나 두 대가.. 2020. 2. 20.
선물을 주다 (20.01.09) 선물을 주다 얼마 전, 나는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었다. 삼0 갤럭0 탭 A 10.1. 2019년에 출시 되어 성능도 지금 쓰기에 괜찮고 무게도 가벼운 모델이다. 이미 태블릿이 한 대 있었으나, 구형 모델로 반응 속도가 떨어지고 화면도 작아 약간의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던 터였다. 노트북이 없지는 않았지만, 노트북과 태블릿 피시는 크기나 무게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자고로 언제나 무언가를 적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 비슷한 것이 있어서 가방 속에는 항상 태블릿 피씨와 키보드를 넣고 다녔다. 노트북을 매번 가지고 다니는 것보다 태블릿 한 대를 가방에 넣고 다니는 것이 역시 덜 부담스럽다. 주문했던 물건이 들어있는 택배 상자가 현관 문 앞에 놓여있는 것을 보았을 때, 심장의.. 2020. 2. 20.
나의 부인 (20.01.03) 나의 부인 결혼 전, 교회에서 진행하는 독신 스터디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독신의 역사와 독신이 발생하게 된 다양한 사회적 원인들, 독신을 선택하거나 독신으로 살아야 했던 사람들이 겪었던 어려움 등을 같이 이야기하는 기회였다. 다 적을수는 없지만, 현재의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독신에 대한 오해를 조금은 벗겨내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함부로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결혼은 인생의 온전한 단계라거나 독신은 삶의 한 부분이 결여된 상태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당시 스터디에 참여한 사람들의 결론은 이 것이었다. 결혼 생활을 하던, 독신 생활을 하던지 그것은 삶의 다양한 방식 중에 하나일 뿐이라는 것 말이다. 더 좋고 더 나쁜 것이 아닌, 한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일 .. 2020. 2. 20.
두려움 (19.12.12) 인간의 사고와 믿음은 불완전하다. 우리는 태양이 내일 또 다시 뜰 것이다라는 문장이 언제나 사실이라고 믿지만, 내일 혹은 수백만년, 수십억년의 시간이 흐른 후 태양이 수명이 다하게 되었을 때 저 문장은 사실이 아니게 된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 100년 전에는 당연하지 않았고, 100년 후에도 당연하지 않을 것이다. 같은 장면을 보더라도 이해의 깊이에 따라 해석은 달라진다. 한 장면이라는 팩트가 같더라도 그 것에서 도출되는 결론이 달라지는 것이다. 사람이 어떤 입장을 결정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 우리는 오랜 시간 숙고하고 이성적으로 판단을 내린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판단이 얼마나 순식간에 이뤄지는지, 감정과 경험이 결정에 어떻게 관여하는지 잘 생각해보지는 못한다. 객관적이지 못한 것이 사람.. 2020.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