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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나날, 기록87

다시, 시작 몇 년만에 방치된 블로그에 들어와봤다. 보는이 없더라도 열심히 기록해보려고 했는데...어느 순간 손을 놓아버린 일기장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지금은 내 것이 아닌것 같은 그 때의 기억들과 감정들이 어딘가에 남아서 의욕 없는 내게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았다. 별 것 아닌 내용들이지만 내가 살아가고 있음을 느끼는 순간들이었고, 의욕이 없는 요즘을 조금은 변하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블로그, 다시, 시작해보자. 팔리는 글을 쓰고 싶었나보다. 글을 쓰는 것보다 글을 써서 돈을 벌고 싶었나보다. 작년 어떤 날 운이 좋게도 내가 쓴 글이 상금을 받게 되면서, 글이 재미보다 성과로 보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우쭐해져가지고선 훌륭한 결과물을 내고 싶었고, 그럴만한 능력이 없어 변변찮은 글을 내놓기만 하던 나는 한동안.. 2020. 2. 20.
축하 (20.02.16) 축하할 일이 생긴 후배 동생에게서 갑작스레 선물을 받았다. 오히려 선물을 해줘야 하건만. 커피를 좋아하는 우리 부부를 생각해서 골랐단다. 이제는 선물을 하는 기쁨을 누리고 싶다고 덧붙인다. 그 마음이 짐작이 안되지는 않았다. 몇 년간 누구도 다 이해해줄 수 없을 고생을 묵묵히 견뎌왔음이 떠올라 진심을 담아 축하 인사를 건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의 인생을 응원하고 싶다. 축하한다. 잠시 스스로를 더 챙겨줘도 좋으련만 주변 사람에게 이렇게 마음을 써줘서 고마웠다. 좋구나. 누군가 행복해지는 것은. 2020. 2. 20.
억울함 (20.02.06) 자신의 억울함은 죽을 때까지 잊지 않을 사람들도 타인의 눈물과 호소는 가벼이여기며 쉬 흘려버리네. 알기 전까지 아는 것이 아닌데, 알기도 전에 안다하네. 감춰진 진실보다 원하는 장면에 환호를 지르고 이제 더는 필요없다고 하네. 나의 인생이 소중하듯, 타인의 삶 또한 무거운 것을. 정말 그러한 것을. 한마디의 말로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으나 대체 무엇에 쓰이고 있는지. 진짜 원하는 것은 무언지. 묻고 싶다. 2020. 2. 20.
탓 (20.01.23) 오늘은 내근을 하는 일정이었다. 2년 전 구정을 앞두고 차 사고가 났었던 기억으로 인해 명절 전날 근무에 부담감이 항상 있었는데, 내근이라면 큰 사건 없이 무난하게 지나갈 하루가 될 것이므로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출근을 했다. 책상에 앉자, 오늘 외근 예정이던 동료 선생님이 부탁할 것이 있다고 했다. 사정이 있으니 오늘 외근을 바꿔달라는 요청이었다. 명절 전날 발생했던 사고의 기억이 떠올랐지만 그런 징크스 같은 걸로 내 삶을 더 무겁게 하고 싶지 않았다. 업무로 인해 차를 몰고 녹번동으로 갔다. 들어가야할 주차장 진출입로에 한 노인이 하얀색 레이를 주차하고선 짐을 실고 있었다. 우회전을 통해 접근하도록 되어있는 진출입로는 차가 한 대 들어가거나 나가도록 설계되어있다고 생각하기에 적당한 넓이였으나 두 대가.. 2020.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