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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나날, 기록

다시, 시작

by GrapeVine.Kim 2020. 2. 20.

 몇 년만에 방치된 블로그에 들어와봤다. 보는이 없더라도 열심히 기록해보려고 했는데...어느 순간 손을 놓아버린 일기장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지금은 내 것이 아닌것 같은 그 때의 기억들과 감정들이 어딘가에 남아서 의욕 없는 내게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았다. 별 것 아닌 내용들이지만 내가 살아가고 있음을 느끼는 순간들이었고, 의욕이 없는 요즘을 조금은 변하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블로그, 다시, 시작해보자.

 팔리는 글을 쓰고 싶었나보다. 글을 쓰는 것보다 글을 써서 돈을 벌고 싶었나보다. 작년 어떤 날 운이 좋게도 내가 쓴 글이 상금을 받게 되면서, 글이 재미보다 성과로 보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우쭐해져가지고선 훌륭한 결과물을 내고 싶었고, 그럴만한 능력이 없어 변변찮은 글을 내놓기만 하던 나는 한동안 쓰는 것이 괴로움과 고통으로 다가왔다. 기대한 것보다 별 재능이 없고,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던 나는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한껏 위축되어 이런 책 저런 책을 보기만 할 뿐이던 나에게 우연히 마주친 책이 길 안내를 해주는 것 같았다. 이다혜 님이 쓴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를 보다가 다음의 문장을 마주할 때 나는 다시 시작해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부터 아무 것도 아니었던 나였기에 지금도 그냥 좋아하는 것들을 좋아하며 살아가는 것은 인생을 기쁘게 해주지 않을까. 성공과 성과로 인생의 가치와 의미를 결론 짓는 것 보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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