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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상 길 위에 늘어선 노점상들 앞으로완장을 차고 위풍 당당한 험상궂은 사내들이 달려든다.어제의 범죄가 오늘의 공무가 되어부수고, 넘어뜨리고, 으깨고, 뒤집는정의로운 폭력 그 앞에서울부짖는 아줌마, 짖밟힌 어묵 꼬지,씨뻘건 국물 얼룩진 땅바닥.조금전까지 온기를 채워준 사람들은싸늘하게 식은 눈빛으로 그저 바라볼 뿐.새벽 같이 일어나 그저 자식이 학교 잘 다녀오길,따뜻한 밥 한끼 먹길 바라는 마음은그렇게 버려질 뿐. 울분에 겨워 나는 다시 집으로 돌아선다.길가에 놓인 작은 꽃 화분 하나가눈에 들어와 발로 차서 깨뜨렸다.꽃은 뿌리를 드러내고,환히 드러난 몸으로 나를 마주한다.꽃잎이 그의 얼굴에서 흐른다.한장, 두장, 석장, 넉장이제 벌거숭이가 된 그 꽃이 나에게 말한다. '그래, 네가 그랬지.' 2014. 11. 3.
다시 살림의 노래로 살아갈 나날들. 지금껏, 앞으로 남은 하루들. 세상과 나의 보이는 모습과 그 속에 숨겨진 것들이 무섭고 두려워 자꾸만 숨고 싶기만 하다. 사람들 속으로, 아무도 없는 곳으로 이리 저리 돌아다녀보아도 갈 곳은 없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다시 시작될 수 있을까. 이길 수 있을까. 아니 지지 않을 수 있을까. 예견된 고통을 마주할 때의 나도 이미 정해져있는 듯한데,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이미 저 밑으로 꺼져버리고, 녹아버리고, 묻혀버린 것 아닐까. 치고 올라가기 위해 닿아야 하는 디딤돌이 디딤돌을 밟아야 하는 내 두 다리조차 느껴지지 않는 이 때. 포기하지 않기 위해, 앙상하게 남은 내 영혼을 위해 앞으로 주어진 살아가야만 하는 나날들을 위해 계속해서 불러야할 그 노래. 내게.. 2014. 1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