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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 리뷰 친구가 별로 없었던 어린 시절, 내겐 학교가 끝나고서 갈 곳은 집 밖에 없었다. 친구를 집에 초대해보지도, 친구네 집에 놀러가 밥을 얻어먹은 적도 내겐 생소한 일이었다. 새 학년이 시작되면 종종 같은 반에 속하게 된 아이들이 서로의 집에 놀러가도 되냐고 묻는다. 놀 곳이 없던 그 때에는 새로운 친구의 집에 놀러가는 것이 친해지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나는 새롭게 알게 된 친구들이 우리 집에 놀러가도 되냐고 묻는 것이 두려웠다. 집에서 나가지도 않고 술에 취해서 할 일 없이 담배만 피워대던 아버지의 모습은 그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누구를 데려오지도, 또 놀러가지도 않았고 혼자 집으로 향했다. 집에선 항상 술 냄새와 담배 냄새가 진동을 했다. 몇 년을 맡아온 익숙해질법한 냄새였지만, .. 2014. 12. 18.
나무 나무 카페 안 중심에 우두커니 선 조목 한 그루. 가을과 함께 초라함을 입어가는 창 밖 나무들 보란 듯 푸르름 떨치며 무성함을 자랑하지만 카페 안을 가득 채운 수많은 사람들은 죽어있는 가짜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다. 잎사귀의 아름다움은 나무의 죽음과 죽고, 아름다움은 죽어 무관심 속에 사라진다. 밖으로 나오니, 수 많은 조목들이 걸어다닌다. 화려한 잎사귀에 눈길이 쏠리고, 또각 거리는 뿌리조차 화려함을 드러내고, 만들어진 향기로 몽롱해져 가지만, 살아있지 않음은 곧 죽음이기에 아름다움은 죽음 앞에 빛을 바랜다. 구석에서 잡지를 팔고 있는 노숙인 한명. 구멍난 옷 사이로 바람이 새지만, 살아가기 위한 몸부림에 소리쳐 부른다. '잡지 사세요.' 추운 겨울 맞이하는 헐벗은 나무 한 그루. 그 나무는 봄에 꽃을 .. 2014. 12. 18.
그대는 별과 같아서 그대는 별과 같아서 C f c f숲길을.걸었지어두웠던 그길아무것도 보이지 않고그길을 걸었지. C g am 그대는 별과 같아서 F g검은 밤 작은 빛이 되어 C g am그대는 별과 같아서 F g어두운 거리를 걷다가 Dm em am혼자 인것 같을 때 F g c내 곁을 지키고 있지 C g am그대는 별과 같아서 F g올려다본 하늘 길 위에 C g am 그대는 별과 같아서 F g c함께 걷는 따스함. C f C f그럴 때가 있지아무것도 아닌 느낌혼자 걸으려 할 때그대가 보였지 C g am 그대는 별과 같아서 F g검은 밤 작은 빛이 되어 C g am그대는 별과 같아서 F g어두운 거리를 걷다가 Dm em am혼자 인것 같을 때 F g c내 곁을 지키고 있지 C g am그대는 별과 같아서 F g올려다본 하늘 길 .. 2014. 12. 18.
눈 찌꺼기 밖은 하얀 눈이 내리고 있다. 하얀 눈은 나에게 닿자 마자이내 녹아버리고검은 빛 물들어 있는 어깨 위에서색을 바래 검게 물들고 만다. 녹아 사라지는 눈을 보다가시선을 돌린 길 위에는아름다움은 어디에도 없이더러운 찌꺼기로 가득할 뿐.아름다움은 짧고 찌꺼기는 길다. 휘몰아치는 바람이 얼굴을 때리고녹아 없어질 것들이 생채기를 낸다.이것들아 그냥 없어져 버려라.이것들아 그냥 내리지 말아라.멀뚱이 하늘을 보며 소리 없이 항의하지만 어느새 나는 그저 눈 보라 속에서어느새 나는 그저 찌꺼기 속에서더럽게 물든 나를 발견할 뿐,서럽게 울지 못해 차갑게 식어갈 뿐.녹아내리는 눈 물 한방울만이 아래로 떨어질 뿐. 아마 오늘은 밝아오는 아침까지 눈 찌꺼기가 내리려나 보다. 2014. 1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