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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새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과는 대조적인 추운 겨울, 새로운 싹을 틔울 시기는 춥기만 하다. 아프고 시린 삶을 감추듯 어둠을 지난 세상은 하얀 눈으로 덮여 있고 순백의 세상은 속도 없이 아름답기만 하다. 추위를 피해, 외로움을 피해 들어온 작은 카페에서 작은 창으로 트인 세상을 바라보았다. 하얗게 옷을 입은 나무 위로 작은새 위태롭게 앉아있다. 하얀 모래 밭 사이에서 아침이나 먹었을까. 얼어 붙은 세상에서 먹을 것을 찾고 있었을까. 이리저리 쉴 새도 없이 고개를 흔든다. 바람이 부는 듯, 나무가 흔들린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곧게 서있는 나무일지라도 가지의 끝은 곧 부러지기라도 할 듯 본심을 드러낸다. 사방으로 흔들리는 가지 위의 작은새 떨어져 죽을까 마음을 준비했는데 새는 떨어지지 않았다. 바람은 나무를 흔.. 2014. 12. 18.
멍청이를 위한 나라는 있다 - '남쪽으로 튀어' 리뷰 멍청이들을 위한 나라는 있다. - 영화 ‘남쪽으로 튀어’ Review 멍청이란 무엇인가. 사람들은 다 아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다. 지인의 결혼식에 갈 때는 흰 봉투에 지폐를 홀수로 맞추어 가고, 장례식에 갈 때는 지폐를 짝수로 맞추어 가야 한다. 명절, 조카들을 보면 몇 만원 용돈을 쥐어줘야 하고, 사무실 휴지통을 비울 때는 서열이 높은 과장보다 서열이 낮은 신입 사원이 움직여야 한다. 이 밖에도 우리가 살면서 지켜가야 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 멍청이는 우리가 당연히 알고 지켜야 할 것들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필자는 멍청이다. 사람들은 당연하다고 이야기하는 상식과 같은 것들을 잘 모를 때가 있다. 이해할 수 없어 반문을 던지면 질타를 받기 일쑤다. 누가 정했는지 모르는 것들을 다 따라가지 .. 2014. 12. 18.
헤드폰을 선물받다. (MDR-XB450AP 리뷰) 2014년 12월 11일처음으로 헤드폰을 갖게 되었다. 사랑하는 가은이의 선물이다.^_^ 함께 홍대의 청음샵을 둘러보며 고르고 고른 소니사(社)의 MDR-XB450AP!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구입하지 않았을 물건이었다. 소니의 헤드폰은 비쌀 것이라 생각하여 소니 헤드폰 코너에는 일체 접근하지 않았기 때문. 주머니 사정으로 중저가의 제품을 고를 생각이었고, 젠하이저, 오디오테크니카, 크레신 등의 브랜드를 주로 들어보았다. 그러나 중저가 제품에서 만족할 만한 음질을 기대하는 것은 역시 무리. 다 들어보아도 마음에 차지 않는 음색에 기운이 빠질 찰나. 함께 둘러보던 가은이가 소니도 한번 들어보자고 말을 건냈다. 이유인 즉슨, 소니 헤드폰이 모여있는 부스들에 외관이 이쁜 헤드폰이 많다는 것이었다. 소니 부스에는 .. 2014. 12. 18.
용납해야하는 이유 타인과의 삶은 힘들다. 관계란 우리에게 홀로 있지 않아도 되는 안정과 함께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하는 감사한 것이지만 또한 맞물리지 않음으로 인한 긴장감과 상처를 남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관계는 깊던지 얕던지 관계 없이 즐거움과 괴로움을 함께 수반하는 양면성이 있다. 이후에 더 깊이 설명할 기회가 있겠으나, 나는 현재 타인들과의 함께 살아가는 생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집은 나의 집이 아닌 우리의 집이고, 사적 공간은 공적 공간이 된다. 대학 3학년 정도부터였을까. 그 때로부터 계속된 이런 생활 방식은 이제 자연스럽다면 자연스럽게 되었지만, 몇 년이 지나도 느끼는 것은 같다. 타인과 함께 산다는 것은 어렵다는 것. 어른이 되었지만 느끼게 되는 것이 있다면, 우리는 (몇 몇을 제외하면).. 2014. 1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