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흡연자1 나는 비흡연자 (18.08.24) 나는 비흡연자란 말이오! 나는 이제까지 단 한 번도 흡연을 해본 적이 없다. 매번 방 안에서 담배를 태우던 아버지가 내뿜는 매캐한 냄새가 싫었다. 연기는 방 안 형광등의 빛을 더욱 산란시켜, 안그래도 어두운 반지하 방을 더 암울하게 만들었다. 어머니가 이사오면서 집주인에게 부탁하고 얻어낸 새하얀 벽지는 금새 누렇게 변했다. 가래침과 뒤섞여있는 꽁초, 꽁초에서 새어나오는 악취, 마치 고름처럼 보이는 재떨이를 채운 썩은 물. 집 안에서 유일하게 흡연을 하던 아버지는 꽤나 골초였던 것인지, 집 안에서도 줄기차게 담배를 피워댔다. 담배냄새가 난다는 것은 아버지의 존재를 의미했고, 아버지의 존재가 두려웠던 나에게 담배 냄새는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괴로움이었다. 중학교 때였나, 집에 혼자 있게 되었는데 창틀.. 2020. 2.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