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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나날, 기록87

150811, 젠장맞을 오전 10시, 잠에서 깨면 창 밖에서 햇빛이 밝게 들어오고 있다. 태양은 쨍하고 비치고 있으나, 그 빛이 오히려 내 폐를 짖누르는 것 같다. 한 여름의 열대야로 이불 따위 덥지 않았음에도 밤 사이 입고 있던 속옷이며 단촐한 옷들이 땀에 젖었다 말랐다를 반복한 듯 찝찝하다. 휘청이며 절뚝거리며, 욕실로 들어가 찬물에 말라버린 땀들을 씻겨버리지 않고서는 무언가를 시작할 수가 없다. 물을 끼얹고 나와 머리를 말리고 대충 옷가지들을 챙겨 입는다. 3층이지만 공기가 잘 통하지 않아 싸우나같은 느낌을 주는 집에서 한 여름의 열기를 피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에어콘이라도 작동하는 인근의 카페로 피신하기 위해 주섬 주섬 짐들을 챙겨 나왔다. 글쎄, 거리는 한산하다. 그러나 거리에는 할머니 손을 잡고 아장 아장 걷는 꼬맹.. 2015. 8. 11.
150808 요즘은 부쩍 화가 나 있다. 혼자 있으면 구분되지 않으련만,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티가 날 수밖에 없다. 나 조차 인정하기 싫은 나의 모습이, 타인이라는 리트머스 시험지 위에서 판정이 나고 만다. 산성이냐, 알칼리냐. 젠장맞게도 내 태도는 이미 발톱을 드러내고 있었다. 태도, A와 B와 C로 나뉠 수 없는 나의 발산. 누군가는 영문도 모른체 분위기 속에서 위화감을 느끼게 된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매우고 있나. 더위냐. 청년의 불안이냐. 타인의 불완전함이냐. 아니면, 최악의 시나리오인 그저 나인가. 굳이 따지자면, 그것들 모두 한통속이 아니겠는가 싶다. 그래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힘들다.' 인듯 싶다. 아니, 그냥 힘들다. 내가 누구한테 화가 났겠는가. 그냥 힘든 나한테 화가 났겠지. 그래, 화의 .. 2015. 8. 9.
2015년 5월, 하나의 칼럼, 힐링...그리고 은혜 힐링…그리고 은혜. 지난 칼럼에 호기롭게 세상을 향한 나의 외침을 던졌더랬다. 그러나 나의 외침을 누가 들어줄 것이었던가. 세상에 나아가겠다고 한들, 내 자리란 보이지 않았다. 점점~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아니, 아니지. 궁상은 그만 떨어야겠다. 아무튼, 마음의 상함이 가득한 요즘이다. 마음 속에 늘어가는 것이 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들이 느끼는, 소외감이라고 하면 조금 처량하려나. 자신을 향한 깊은 탄식이 들숨과 날숨에 섞여 비릿하다. 자신을 용납하지 못하는 사람은 어떻게 될까. 자신을 돌보지 않고 파괴하는 사람이 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타인에게 화살을 돌리게 된다. 다른 사람이 잘 못했다. 그래서 세상은 괴롭다. 그러나 둘 모두, 자신을 용납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하는 것이.. 2015. 8. 5.
2015년 3월, 하나의 칼럼, 푸른 하늘을 꿈꾸며 푸른 하늘을 꿈꾸며야자가 끝나 어둔 밤 길을 걸으며 하교 하던 입시 준비생 시절부터 나는 밤하늘이 아닌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집에 가는 삶을 기대했다. 그 때는 대학에 가면 다 해결되리라 믿었다. 피곤하고 지친 우리의 일상에 한 줄기 빛이라도 비추어서 모든 부정함 들이 씻겨 내려가리라는 소중한 믿음이었다. 그러나 대학생의 일상은 편의점 앞 벤치에 앉아 빙그레 바나나 우유 한 통을 손에 들고 그 노랗고 작은 관 사이를 흐르는 한 줄기 우유를 왔다 갔다 조절 하는 정도의 자유를 쥐고 있었을 뿐이었을까. 시간은 뒤에서 눈을 부릅뜬 체 나의 행실을 살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밤 바람과 가로등만이 아무래도 떠나지 않는 길동무였다. 밤샘 과제와 이름만 달리한 똑같은 시험 앞에서, 나는 푸른 하늘을 훗날에 기약하.. 2015. 5.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