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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나날, 기록87

등이 굽었다 등이 굽었다. “앉을 때 뱃살이 접히지 않는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의 몸이 자유하리라.” “식탐이 많은 사람은 해가 있다. 그들이 나중에 먹을 것을 이미 다 먹었다.”김용훈 어린 시절, 살이 찌고 배가 많이 나왔었다. 지난 번에도 잠시 말했지만, 어린 나이에는 또래 친구들로부터 살 찌고, 배 나온 것이 큰 흠결이 되고 공격의 대상이 된다. 그것이 큰 약점이나 되는 듯이 놀림의 이유가 되었다. 돼지야, 뚱뚱아. 놀림은 화와 더불어 수치심을 불러왔다. 분명 놀리는 애가 못난 것인데, 수치심을 느끼는 내 몸뚱아리가 부끄러워졌던 것은 왜였는지. 창피한 감정은 숨기고 싶은 마음으로 이어졌다. 퉁-하고 튀어 나온 배를 숨기고 싶었다. 갑자기 살을 뺄 수는 없지만, 갑작스럽게 배를 숨길 수 있는 방법을 결국 찾아냈.. 2017. 9. 3.
그런 친구 있지 않았어? 그런 친구 있지 않았어? 눈을 감고 샤워를 하거나, 예능 방송을 보면서 배꼽 잡고 웃거나, 식당에서 고기 한점 집어서 입에 넣고 오물거리다가 너무 질겨서 삼키지 못할 타이밍에 가끔 생각나는 사람말이야. 생각이 나면 가슴 한 편이 바늘로 찔리는 것 같기도하고 손가락 끝에 튀어나온 손톱으로 닿을랑 말랑 간지렵히는 것 같기도한 느낌이 드는, 그런 사람말이야. 중학교 2학년 때 였나. 아니, 1학년 때 였나. 중학교에 입학해서 처음 사귄 친구가 있었는데, 초코 다이제도, 그냥 생 다이제도, 비틀즈였나 그런 사탕도 나눠먹었었지. 성격이 내성적이어서 먼저 누구한테 다가가기가 어려웠는데, 그 친구는 먼저 나에게 말을 걸었어. 쉬는 시간이 되면 내 자리 근처로 오거나 다른 친구 자리로 나를 데리고 갔지. 이상하게도 화.. 2017. 8. 31.
3,900원의 인성 3900원의 인성 때는 맹추위의 계절, 작은 송곳들이 바람에 실려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날라 와서 피부에 1mm씩 박히고, 흐르는 혈액의 온도로 피부에 빠알간 잔상만을 남기고 녹아버리는 때였다. 그날은 눈이 내렸다가 녹고, 녹은 눈 위에 다시 눈이 내렸다가 녹는 잔망스러운 날이었다. 이열치열 아니, 이냉치냉이라 했던가 우리 부부는 여름보다 겨울에 XX킨 라빈스 31에 더 잘 갔었다. 한 때는 아이스크림을 이틀에 한통씩 사먹었던 것 같다. 질척이는 눈을 조심스레 피해 베스킨 라빈스 XX의 문을 열었다. 어서오세요. 베스X X빈스 31입니다. 혹시...스피커 있나요? 죄송합니다. 손님. 지금은 스피커가 다 떨어졌습니다. 네...안녕히 계세요. 짤랑. 짤랑. 우리 부부는 평소에도 아이스크림을 잘 사다먹었지만 .. 2017. 8. 29.
행복한 말 당신과 만나서 다행이에요. 행복합니다.자신의 행복으로 타인을 행복하게 하는 말. 2017.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