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선을 따라 달리고 있는데,
옆 차로에 정차해 있던 승용차 한 대가
갑자기 튀어나왔다.
평소 게임으로 단련되어온 반사신경을 이용하여
연출한 경이로운 급브레이킹.
짐들이 앞으로 밀리며 의자 뒤를 가격해온다.
가까스로 사고를 피했으나,
놀란 가슴에 분노가 피어올랐다.
있는 힘을 모두 실은 주먹으로 경적을 내리쳤다.
한 번, 두 번, 세번.
못 참겠어서 한 번 더.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앞으로 치고 나가 어딘가로 사라져버린
승용차 운전석에 타고 있을 사람을 머릿속에서 떨쳐버리고 싶으나
어렵다.
내가 아직 이 정도 밖에 안되는거겠지.
사고 나지 않음에 감사해야하는데,
괜시리 내 정체가 탄로나버린게 더 씁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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