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거리
하루 일이 끝나고 시장 앞을 지나다가.
추운 겨울, 전등 불빛 하나 켜놓고선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노점상을 지키는
아주머니를 보게 되었다.
작은 수레에는 가지런히 정돈된
양말이며 꽃 그림 그려진 모자들이
노오란 전구 불 빛 받아서 따듯하게 보이고 있었지만.
아주머니는 멍한 눈으로 그저 우두커니 그 앞을 지키고 계셨다.
찬 바람에 입이 얼어버린 것일까.
추위 속에 뱃 속이 다 식어버린 것일까.
하루 종일 자식 새끼 생각하며 양말 한켤레를 팔던
아주머니는 그렇게 지쳐있었다.
업질러진 물이 하얗게 바닥 위에 얼어버린 그날,
제대로 먹지도, 제대로 앉지도 못한 그날,
따듯한 밥 한 그릇이 될 두어장의 지폐만이 유일한 희망이었을 것을.
오늘 하루, 먼지 날리는 작은 방에서 눈이 빠지도록 바느질을 했을
나의 어머니가 그 앞에 서있었다.
삶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