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깝고도 먼 이야기, 창작

나무

by GrapeVine.Kim 2014. 12. 18.

나무                                           



카페 안 중심에 우두커니 선 조목 한 그루.


가을과 함께 초라함을 입어가는 창 밖 나무들 보란 듯


푸르름 떨치며 무성함을 자랑하지만


카페 안을 가득 채운 수많은 사람들은


죽어있는 가짜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다.


잎사귀의 아름다움은 나무의 죽음과 죽고,


아름다움은 죽어 무관심 속에 사라진다.


밖으로 나오니, 수 많은 조목들이 걸어다닌다.


화려한 잎사귀에 눈길이 쏠리고,


또각 거리는 뿌리조차 화려함을 드러내고,


만들어진 향기로 몽롱해져 가지만,


살아있지 않음은 곧 죽음이기에


아름다움은 죽음 앞에 빛을 바랜다.


구석에서  잡지를 팔고 있는 노숙인 한명.


구멍난 옷 사이로 바람이 새지만,


살아가기 위한 몸부림에 소리쳐 부른다.


'잡지 사세요.' 


추운 겨울 맞이하는 헐벗은 나무 한 그루.


그 나무는 봄에 꽃을 피운다.


초라한 생명은 희망을 품기에-


생명 잃은 우리에게 죽음의 냄새가 날 때,


우리는 우리의 옷을 벗자.


지저분한 인생에 우리의 몸을 던지자.


더러운 오물 안에서 새 싹이 핀다.



'가깝고도 먼 이야기, 창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루살이  (0) 2014.12.18
역전풍경  (0) 2014.12.18
그대는 별과 같아서  (0) 2014.12.18
눈 찌꺼기  (0) 2014.12.18
겨울새  (0) 2014.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