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카페 안 중심에 우두커니 선 조목 한 그루.
가을과 함께 초라함을 입어가는 창 밖 나무들 보란 듯
푸르름 떨치며 무성함을 자랑하지만
카페 안을 가득 채운 수많은 사람들은
죽어있는 가짜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다.
잎사귀의 아름다움은 나무의 죽음과 죽고,
아름다움은 죽어 무관심 속에 사라진다.
밖으로 나오니, 수 많은 조목들이 걸어다닌다.
화려한 잎사귀에 눈길이 쏠리고,
또각 거리는 뿌리조차 화려함을 드러내고,
만들어진 향기로 몽롱해져 가지만,
살아있지 않음은 곧 죽음이기에
아름다움은 죽음 앞에 빛을 바랜다.
구석에서 잡지를 팔고 있는 노숙인 한명.
구멍난 옷 사이로 바람이 새지만,
살아가기 위한 몸부림에 소리쳐 부른다.
'잡지 사세요.'
추운 겨울 맞이하는 헐벗은 나무 한 그루.
그 나무는 봄에 꽃을 피운다.
초라한 생명은 희망을 품기에-
생명 잃은 우리에게 죽음의 냄새가 날 때,
우리는 우리의 옷을 벗자.
지저분한 인생에 우리의 몸을 던지자.
더러운 오물 안에서 새 싹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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