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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의 타노스(18.05.13) 우리 모두의 타노스 당신은 타노스를 아시나요. 타이탄 행성 출신으로 뛰어난 힘과 지혜를 지닌 거구의 사내를. 그는 타이탄의 인구가 많아져 타이탄이 멸망할 것을 예측했습니다. 그래서 인구의 절반을 죽여야만 모두가 살 수 있다고 주장했지요. 타이탄 사람들은 타노스의 이야기를 듣지 않았고, 타이탄은 인구 증가로 인해 멸망의 길을 걷습니다. 죽어버린 별을 바라보며 타노스는 다짐합니다. 우주가 멸망하지 않도록 우주의 생명 중 절반을 죽이겠노라고. 그리고 그는 자신을 반대하는 많은 사람들과 시련을 이겨내고 그의 믿음을 관철시키지요. 피와 땀, 눈물의 드라마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바로 영화 [어벤져스3]의 내용입니다. 갑자기 왠 영화 이야기냐고요? 조금 뜬금없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여기에서 믿음과 삶이라는 것을 생각.. 2020. 2. 20.
기대(18.05.12) 한 때는 이해를 바란 적이 있었다. 느낌과 생각, 시선과 호흡. 소리와 떨림을 누군가도 동일하게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고독은 바스라지고, 인생의 무게도 가벼워지리라. 그러나 기대는 채워진 적이 없다. 내쳐짐은 고독의 그림자를 자라게 할 뿐. 돌아보면, 기대란 날이 선 부메랑과 같아, 내가 누군가에게 던지면 다시 돌아와 피를 보고야 만다. 생의 시작점부터 우리는 각자의 철로를 달린다. 철로란 나란히 갈 수 있으나 결국 다른 길. 타인의 철로에 발을 들이면 목적지를 잃어버리게 되고, 자신의 철로를 벗어나면 탈선이 되고야 만다. 그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 최선이리라. 결국 삶은 혼자서 지어야 하는 무게인 것을. 혼자서 감당해야하는 속도인 것을. 가끔은 간이역에서 만나 휴식을 취하고, 다시금 힘.. 2020. 2. 20.
라이프 트래커(18.02.06) 최근 몇 년동안 손목에 라이프 트래커를 차고 다닌다. 하루에 몇 걸음을 걸었는지, 언제 뛰어다녔는지, 잠은 언제 자고 일어나는지가 핸드폰에 기록되고 있다. 그게 왜 궁금하냐고, 그걸 알아서 뭐할거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사실 알 필요는 없다. 알아서 뭘하는가. 나도 별로 할말이 없어서 시간 확인용이나 전화나 메시지 알람용이라고 둘러댄다. 그냥 궁금해서 어플을 열어보았는데, 조금 놀랐다. 기기에 기록된 걸은 거리가 4,500km 정도 였던 것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가 약 400km정도라고 치면 나는 서울과 부산을 걸어서 몇 번을 왕복한 것일까. 잘 상상이 되지 않았다. 비록 몇 년동안 축적된 나의 걸음수겠지만, 내가 그렇게나 많이 걸었던가. 이런 라이프트래킹 기기들은 출시된지 아직 몇 년이 되지 않.. 2020. 2. 20.
동상(17.12.04) 동상 하늘을 향해 눕고 싶다. 벌거벗은 육체로 바람을 맞고 싶다. 무겁기만한 외투는 벗어버리고 가리워지지 않은 창공을 향해 벌거숭이의 숨결을 내쉬고 싶다. 푸석거리는 피부가 찢어질지라도 새어나오는 피가 마를지라도 어쩌면 비라도 떨어져주진 않을텐가 눈이라도 올라치면 세상의 종말을 볼 수 있지 않을텐가 무심한 눈동자는 바닥을 보고 바닥은 아직 단단하게 서 있다. 죽을 때까지 견고하리라 다짐한 것들도 죽기 전에는 문드러지고마는데 나는 그 전에, 하늘을 향해 눕고 싶다. 2020.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