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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나날, 기록

글 쓰기의 괴로움 (19.11.08)

by GrapeVine.Kim 2020. 2. 20.

- 살아가는 것이 힘들고 괴롭다. 왜이리 사는 것이 힘겨운 것인지 하늘을 향해 물어도 대답은 돌아오지 않아 헛헛한 마음만이 남는다. 내 능력이 부족해서인지, 약해서인지, 그래서 나는 자연의 법칙에 따라 도태되고 사라져야하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따져 물으면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쉽게 수긍하게 되기도 한다. 순간의 멈춤조차 없이 흘러가는 세상에 몸을 맡긴 사람들이 멀어져가는 것을 보며, 혼자 남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넘쳐나는 외로움에 질식하는 것 같을 때도 있다. 그럴 때 작은 숨구멍이라도 내주는 것이 있다면, 현실이 과연 어떠한 것인지, 현실 속의 우리들이 과연 어떤 존재들인지 한 발짝 물러나 관망해보는 것이다.
세상이 언제 평화로웠던 적이 있던가. 사회가 정의로울 때가 있던가. 약자가 대우를 받고 강자가 천대를 받았던가. 전쟁이 없고 거짓이 없던 시기가 있던가. 인간이 사회를 이룬 이래로 모든 사람에게 살기 좋았던 때란 존재하지 않았다. 사람이 그렇게 대단한 존재인가. 때론 선한 마음으로 악을 벗겨내기도 하고, 악한 마음으로 아직 피어나지 못한 우주를 깨부수기도 한다. 살려야 할 것을 살리지 못해 후회하는 것이, 죽여야 할 것을 죽이지 못하여 우리의 아이들을 향한 칼이 되어 돌아오는 것이, 선의가 타인의 죽음이 되고, 악의가 때론 세상을 살리는 기초가 되기도 하는 것이 인간의 모습이 아니던가. 잘 알게 되었다고 여기지만 여전히 모르고, 모른다고 하지만 알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사람의 모습이지 않은가.
내가 바라는 것은 현실이 아니었기에 괴로운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기에 힘이 든 것이다. 잠시 그런 마음으로 뒤를 돌아보면 떠내려가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뭔가를 붙들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여 조금은 덜 외로워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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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쓰는 것이 어렵다. 쉽지 않아졌다.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이고 살아가는 방법이었던 것을, 어느새 기피하게 되었다.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자판 위에 솟아난 가시가 되고, 솔직하지 못한 것이 걸림돌이 된다. 쓴 다는 것이 결국 쓰는 이로부터 나오는 것인데, 혼자서 감내해야만 하는 것이기에 가려야 하고, 내겐 큰 부분이기에 드러내야하는 것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수 밖에. 나라는 인간은 아직 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을 옭아매는 그 정도의 사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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