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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이야기, 창작

화분

by GrapeVine.Kim 2014. 12. 18.


말라 죽어있는 그 아이.
손을 대었다간 바스라질 것만 같아 잡아줄 수도 없다.
올곧게 뻗어 있었을 몸은 비틀리고 속이 움푹 꺼져있다.
물 한방울 떨어지길 기다리기 얼마였을까.
결국그 아이에겐 한모금의 생명이 허락되지 않았다.
마지막에 비명을 지르기라도 한 듯이 꺽이고 꼬여버린 그의 몸둥이.
이제서야 발견하게된 나에게 남은 것은 죽음과 대면하고 있는 화분하나.
무엇이 그를 죽였나.
물 한모금의 관심.
아니, 우리에게서 빛을 바랜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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