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111 동갑내기 집 나는 1987년에 태어났다. 우리 집은 1987년에 지어졌다. 올해 31살이 된 나와 우리 집은 동갑내기다. 사람이 태어나서 청년이 되고, 시간이 흐르면 노인이 된다. 청년의 시기에는 비 바람에 맞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즐거워하지만, 나이가 들면 점점 비에 젖는 것조차 위험하게 된다. 집도 막 지어지고선 튼튼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점점 노쇠해진다. 여기저기가 부식이 되고 삭아버린다. 튼튼한 쇠붙이도 아이 손에서 바스러지게 만드는 것이 세월의 힘이다. 옛날에는 집도 100년은 너끈히 간다고 했는데, 현대로 들어서선 사람만큼 사는 집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재개발로 부숴지는 집도 많고, 그냥 혼자 쓰러지는 집도 있다. 나와 같은 나이의 집에 사는 것은 꾀나 부담이 되는 일이다. 점 점 내 몸 하나 건사하기 .. 2017. 6. 1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