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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노트

161206 / 묵상노트 / 한계

by GrapeVine.Kim 2016. 12. 6.

161206 묵상노트 / 한계


전도서 3장 1~15절

  1.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2.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

  3. 죽일 때가 있고 치료할 때가 있으며 헐 때가 있고 세울 때가 있으며

  4.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춤출 때가 있으며

  5. 돌을 던져 버릴 때가 있고 돌을 거둘 때가 있으며 안을 때가 있고 안는 일을 멀리할 때가 있으며

  6. 찾을 때가 있고 잃을 때가 있으며 지킬 때가 있고 버릴 때가 있으며

  7. 찢을 때가 있고 꿰맬 때가 있으며 잠잠할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으며

  8. 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가 있으며 전쟁할 때가 있고 평화할 때가 있느니라

  9. 일하는 자가 그의 수고로 말미암아 무슨 이익이 있으랴

  10. 하나님이 인생들에게 노고를 주사 애쓰게 하신 것을 내가 보았노라

  11.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그러나 하나님이 하시는 일의 시종을 사람으로 측량할 수 없게 하셨도다

  12. 사람들이 사는 동안에 기뻐하며 선을 행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는 줄을 내가 알았고

  13. 사람마다 먹고 마시는 것과 수고함으로 낙을 누리는 그것이 하나님의 선물인 줄도 또한 알았도다

  14.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모든 것은 영원히 있을 것이라 그 위에 더할 수도 없고 그것에서 덜할 수도 없나니 하나님이 이같이 행하심은 사람들이 그의 앞에서 경외하게 하려 하심인 줄을 내가 알았도다

  15. 이제 있는 것이 옛적에 있었고 장래에 있을 것도 옛적에 있었나니 하나님은 이미 지난 것을 다시 찾으시느라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고 한다. 웃을 때가 있고 슬퍼할 때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때는 우리가 어떻게 해야 알 수 있을까.


11.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그러나 하나님이 하시는 일의 시종을 사람으로 측량할 수 없게 하셨도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지으셨으나 때에 맞추어  아름답게 하셨다고 한다. 하나님은 그 때를 알고 계시는 분이신 듯 하다. 그러나 하나님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의 시작과 끝을 사람이 알 수는 없게 하셨다고도 한다. 사람은, 우리는 처음부터 그 때를 알 수 없도록 되어 있는 것인가. 인간이 그 유한성으로 인하여죽음을 뛰어 넘을 수 없는 것처럼 시간(때) 또한 인간이 인간이도록 하는 요소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저 시간이 흐르는 대로 시간 위에서 부유해야하는 부유물과도 같은 존재일까. 우리에게 기쁨과 슬픔과 즐거움과 괴로움을 느낄 때를 우리는 선택하지 못하는 것일까. 전도서의 말씀은 우리가 그 때를 선택하지 못한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삶을 두고 무언가를 이루고자 할 필요가 있는 것일까. 그저 때를 기다리며 살아갈 수도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전도서의 말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때를 이야기하며 전도서는...갑자기 우리가 인생에서 마주해야만 하는 우리의 수고, 노고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이 이야기는 어떻게 연결되는 걸까.


  1.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그러나 하나님이 하시는 일의 시종을 사람으로 측량할 수 없게 하셨도다

  2. 사람들이 사는 동안에 기뻐하며 선을 행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는 줄을 내가 알았고

  3. 사람마다 먹고 마시는 것과 수고함으로 낙을 누리는 그것이 하나님의 선물인 줄도 또한 알았도다

  4.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모든 것은 영원히 있을 것이라 그 위에 더할 수도 없고 그것에서 덜할 수도 없나니 하나님이 이같이 행하심은 사람들이 그의 앞에서 경외하게 하려 하심인 줄을 내가 알았도다

  5. 이제 있는 것이 옛적에 있었고 장래에 있을 것도 옛적에 있었나니 하나님은 이미 지난 것을 다시 찾으시느라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다. 우리는 영원히 살아갈 그 곳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의 유한성과 그로 인하여 괴로운 우리들은, 주어진 지금의 삶을 살아가고는 있으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하나님을 갈망한다. 그러나 우리는 완성될 하나님 나라가 언제 시작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그렇기에 두려운 마음으로 현재를 살아가려는 태도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전도서는 사람에게 가장 나은 삶을 사는 동안 기뻐하며 선을 행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사라 먹고 마시는 것과 수고함으로 낙을 누리는 것이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하였다. 기뻐하며 선을 행하고 먹고 마시는 것과 수고하며 낙을 우리는 것. 그러나 이 전에 전도서는 분명히 우리의 수고와 노고에 대해 이야기한다.


종합하자면 전도서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하나님은 우리가 인생에서 수고하며 살도록 하셨다. 수고하며 사는 우리 안에는 영원한 삶에 대한 소망이 깃들어 있다. 그러나 그 영원한 삶과 하나님 나라에 관한 때는 우리가 알지 못한다. 우리는 수고롭고 괴로운 삶이 언제 끝나는지 알지 못한채 그저 사는 동안 기뻐하며 선을 행하고, 그 안에서 먹게 되는 것과 마시게 되는 것, 수고하며 누리는 찰나의 낙을 하나님의 선물로 여기고 살아가야 한다.


그런데 문득 왜 그래야만 하는가 질문하게 된다. 왜...일까. 왜 우리는 그런 우리의 유한성과 한계 속에서 그것을 받아들이고, 인내하며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을 하나님의 선물로 여기며 선을 행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 인간이 그러한 한계를 인지해야만, 또한 그 앞에서 마주하게 되는 하나님의 무한함을 인지해야만, 우리가 하나님을 경외할 수 있는 그런 존재들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때를 알지 못하고 그저 지긋한 이 삶을 견디어가야하는 나는 하나님에게 내 삶을 인도하여 주실 것을 의탁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 같다.


전도서는 마지막에 이렇게 끝을 맺는다.


  1. 이제 있는 것이 옛적에 있었고 장래에 있을 것도 옛적에 있었나니 하나님은 이미 지난 것을 다시 찾으시느라


이전에 있던 것도, 앞으로 있던 것도 모두 이미 있다. 이미 있는 것들을 때에 맞춰 사용하시는 것은 하나님 뿐이다. 그것은 인간이 스스로의 한계를 돌파하고자(신이 되고자) 끊임 없이 노력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며, 이를 경계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는 신이 되고자 하는 존재가 아닌, 신을 경외하며 지금의 때에 겸손하게 선을 행하는 자들이 되어야 함을 이야기 하는 것이리라.



그래서 나는 어떤가.


나는 내 삶의 한계에 순응하며 선한 일을 하고자 노력하고, 괴로운 일상 속에서 찰나로 마주치는 기쁨에 감사하며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아니. 아니다.


나는 괴로운 인생이 싫다. 그래서 괴로운 상황을 피하고자 해왔다. 얼마 전까지 나는 사회복지사 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회복지계가 경험하고 있는 어려움 같은 이야기는 빼더라도 개인적으로 힘이 부쳤다. 힘들고 어렵고, 또 앞으로 격게될 괴로운 삶이 싫었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 자리에서 나는 일상의 행복보다는 현재 처해있는 상황의 괴로움과 고통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면 나는 조금 더 행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나는 사회복지사로 살아가지 않기로 정했다. 나는 내 삶의 주인이 되고 있었다.


행복하게 살 수는 없을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삶의 모습을 찾아가면 안되는 것일까. 그렇게까지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지금 경험하는 순간이 행복할 때가 아니라면? 괴롭고 슬플 때라면? 그리고 그 시간을 내가 인내해야하는 것이라면? 하나님이 내 삶에서 원하시는 것이 그것이라면?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이 많이 들지만, 결국 인간은, 나는 내가 마주한 지금의 때가 어떠한 것인지 분간할 능력이 없다. 나는 한계를 가진 인간일 뿐이다. 다만 선을 행하고 수고하는 가운데 주어지는 기쁨을 하나님의 선물로 여기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한 사람의 피조물이다. 지금은 단지 그렇게 살아야 함을 마음 속에 다짐하고, 행복하고자 발버둥쳤던 나의 모습을 반성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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