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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6

아이패드 줄까 “아이패드 가지고 갈래?” 몇해 전, 친절한 이가 나에게 아이패드를 주겠노라고 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나에게 쓸모가 있을 것 같다는 것이 이유였다. 나는 고맙다고 꾸벅 인사를 하고 그것을 집으로 가지고 왔다. 구버전의 아이패드였지만 인터넷 서핑도 하고 책도 보는 등 잘 활용했다. 최근 노트북이 필요하나 자신의 것이 고장나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 친구를 발견했다. 나는 윈도우와 안드로이드 OS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태블릿 PC를 가지고 있었다. 나도 그것을 잘 쓰고 있긴 했지만, 왠지 나보다 그 친구에게 태블릿이 더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내에게 물어보았다. “태블릿 말이야. 그 친구 줄까?” “그래도 좋을 듯 하네요.” 태블릿은 그렇게 떠나갔다(잘 가라 녀석). 필요한 사람.. 2017. 7. 13.
고름 고름 며칠 전부터 왼쪽 엄지발가락이 아팠다. 최근 들어 활동량이 늘어나서인지, 아니면 신발이 잘못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양쪽 엄지발가락에 손톱만한 크기의 굳은살이 베겼다. 그 중 왼쪽 엄지 발가락은 굳은살과 그 주변을 살짝 건드려지기만해도 애리고 찢어지는 것 같은 통증이 올라왔다. 걸을 때도, 씻을 때도, 쉴 때도 아픈 엄지 발가락이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하지만 나는 시간이 지나면 그냥 괜찮아지겠지 하면서 버티는 중이었다. 어제 저녁 잠에 들기 전에도 아픈 엄지발가락이 신경 쓰여 왼쪽 손가락으로 이리 저리 만져보게 됐다(손도, 발도 깨끗히 씻은 상태였다). 굳은 살을 건드릴 때만 아프던게 그 주변을 만져도 고통이 느껴졌다. 썩은 치아가 은근하게 욱씬거리며 다른 생각에 집중할 수 없게하는 것 처럼, 발가락이.. 2017. 7. 8.
이유 아래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내용임을 밝혀 둡니다. #1 자정으로부터 1 시간 정도가 흘렀다. 잠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내일을 생각해선 어서 자야만 한다. 아뿔사, 갑자기 소변이 마렵기 시작했다. 화장실을 갈까 말까 고민이 들었다. 자리 잡고 누웠을 때 요기가 들면 참 난감하다. 그 짧은 거리를 가는 것이 왜이렇게 귀찮은지 모르겠다. 침대 바깥 쪽에 남편이 누워있다. 남편은 날이 더운지 웃통을 벗고 어둠 속에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린다. "얼른 자. 늦었잖아." "으...응...잘게..." "어허. 핸드폰 내려놓고, 같이 자자. 나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 침대 바깥 쪽에 누워 있는 남편의 몸을 조심스레 넘어서 바닥으로 내려왔다. 이럴 땐 내가 침대 바깥 쪽에서 자고 싶은데, 바닥에 떨어져도.. 2017. 7. 7.
피자와 과자 피자와 과자 이태리식 피자는 오븐이 아닌 화덕에서 구워낸다. 보통 피자를 굽는 화덕의 온도는 400도에서 450도이다. 문이 열린 화덕 앞에 서면 보통 집에서 느낄 수 없는 뜨거운 열기가 새어 나와 팔과 얼굴 등을 화끈거리게 한다. 400도에서 450도에 들어간 피자 반죽은 1분 30초 정도면 다 익어버린다. 보통 미국식 피자가 구워지는데 10분 정도가 소요되는 것을 생각해보면 꽤 빠른 속도로 구워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태리식 피자에는 미국식 피자처럼 많은 토핑이 올라갈 수 없다. 미국식 피자는 풍성하게 토핑을 올려도 익을 시간이 충분하지만, 이태리식 피자는 1분 30초라는 시간이 많은 토핑을 익히기에는 불충분하기 때문이다. 피자를 굽다 보면 신경이 곤두서게 된다. 10초의 차이가 피자 도우를 태.. 2017.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