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고 그름

사람은 자신의 삶을 무엇으로 결정하는가. 삶은 옳다고 여기는 사상과 생각을 따라 추구되어진다. 그러나 옳고 그름을 가르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옳고 그른 것을 구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생각한다. 여기 너무 명확한 문장이 있다.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돈다." 이것은 옳은 문장일까.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1610년경 목성의 위성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잘못된 문장이었다. 지금에서야 다른 이견이 있을 수 없는 주장이지만, 400년 전 사람들에게는 아무리 설명해도 틀린 이야기였을 뿐이다. 옳고 그름은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 지금 우리가 아는 지식이 훗날 그릇된 사실로 바뀔 수 있다.

옳고 그름은 지역과 환경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동성혼'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비합법적이다. 동성간의 결혼은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혼인 여건이다. 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법적 지위와 함께 동성 결혼이 옳지 못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네덜란드, 벨기에, 스페인,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노르웨이. 스웨덴,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아이슬란드, 덴마크, 뉴질랜드, 우루과이, 프랑스, 브라질,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공화국, 룩셈부르크, 멕시코, 미국, 콜롬비아, 핀란드, 중국, 몰타 등의 국가에선 동성혼이 이미 합법화되었다. 합법화가 되었다는 것은 이미 그 사회의 구성원 중 많은 사람이 동성혼에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 곳에서 동성혼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해 묻는다면 우리 사회에서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과 결과가 다를 수 있다.

그러하므로 옳고 그름은 개인과 개인에게서 다를 수 있다. 시간과 지역, 환경은 각 개인을 타인과 구분되어지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에게나 적용되어지는 옳은 것과 모두에게서 배제시켜야하는 그른 것이 존재하는 것처럼 여긴다. 인식은 행동을, 행동은 평가를, 평가는 갈등을 일으킨다. 옳다고 여기는 것이 삶의 구체성을 형성한다. 삶의 구체성은 겉으로 드러나고, 타인의 평가의 대상이 된다. 옳은 것이 각 개인에게 귀속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면 타인의 무지함에 치를 떨거나, 그것을 수정하기 위해 행동을 시작한다. 갈등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갈등은 옳고 그름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그 명확함이란 신이 아닌 인간의 시간과 공간의 유한성으로는 구분하지 못한다. 사실 혹은 진실을 특정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 수 있는가. 바로 '믿음'이다. 여기서 말하는 믿음은 신앙에서 말하는 믿음과 다르다. 유리는 고체인가. 유리는 흔히 고체로 생각될 수 있지만, 관점에 따라서는 액체에 가까울 수 있다. 유리는 과냉각된 액체에 가까운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유리를 고체라고 '믿는다'. 절대적인 진실이 될 수 없는 것을 우리는 얼마나 많은 '믿음'으로 그 자리를 채우고 있는가. 그러나 그 믿음은 각자에게 사실이 되어서 자신의 삶을 구축한다. 동일한 현상을 보고 신앙인으로 살 것인가 과학도로 살 것인가를 달리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이유이다. 우리는 서로를 대함에 있어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믿음'을 인정하지 않고서는 갈등을 피할 수 없다.

많은 갈등으로 점철된 인생을 살고 있다. 내 믿음은 나를 완고하게 만들고, 타인과 싸우지 않으면 안되도록 한다. 그렇다고 내 믿음을 버릴 수는 없다. 그 믿음이 나를 나로 만들었으니까말이다. 그러나 타인도 그의 믿음으로 살고 있으며 그것을 버릴 수 없다. 나의 믿음을 인정해달라고 투쟁하지만, 그도 인정을 위해 싸우고 있다. 갈등하지 않고는 나를 지킬 수 없고, 타인의 '믿음'을 인정해주지 못하는 나의 작음이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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