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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노트

161202 / 묵상노트 / 부족함

by GrapeVine.Kim 2016. 12. 3.




(전 1:12, 새번역) 나 ㉤전도자는 예루살렘에서 왕이 되어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동안에, / ㉤히, '코헬렛'. '설교자' 또는 '교사' 또는 '총회의 인도자' (전 1:13, 새번역) 하늘 아래에서 되어지는 온갖 일을 살펴서 알아 내려고 지혜를 짜며 심혈을 기울였다. 괴로웠다. 하나님은 왜 사람을 이런 수고로운 일에다 얽어매어 꼼짝도 못하게 하시는 것인가? (전 1:14, 새번역) ㉥세상에서 벌어지는 온갖 일을 보니 그 모두가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과 같다. / ㉥히, '해 아래' ㉦또는 '바람을 먹고 사는 것과 같다'(호 12:1을 볼 것) (전 1:15, 새번역) 구부러진 것은 곧게 할 수 없고, 없는 것은 셀 수 없다. (전 1:16, 새번역) 나는 장담하였다. "나는 지혜를 많이 쌓았다. 이전에 예루살렘에서 다스리던 어느 누구도, 지혜에 있어서는 나를 뛰어넘지 못할 것이다. 지혜와 지식을 쌓는 일에서, 나보다 더 많은 경험을 한 사람은 없다." (전 1:17, 새번역) 나는 또 무엇이 슬기롭고 똑똑한 것인지, 무엇이 얼빠지고 어리석은 것인지를 구별하려고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그처럼 알려고 하는 그것 또한 바람을 잡으려는 것과 같은 일임을 알게 되었다. (전 1:18, 새번역) 지혜가 많으면 번뇌도 많고, 아는 것이 많으면 걱정도 많더라.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가지고 있지 못하는 것에 집중하곤 한다. 그것은 어떤 물건일 때도 있고, 사람일 때도 있고 우리의 능력일 때도 있다. 분명한 것은 우리 모두가 없는 것에 더 집중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없는 것에 집중하는 우리의 반응은 조금씩 다른 듯하다. 어떤 이는 가지지 못한 것을 성취하기 위하여 노력한다. 노력이 결실을 맺어 부족한 것을 채우게 되면 기쁨이 찾아오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부족한 것에 눈을 돌리게 된다. 어떤 이는 부족한 것을 얻고자 노력하기 보다는 없는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괴로워하게 된다. 그는 자신의 능력 혹은 환경을 탓하며 분노하고 좌절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운이 좋아 얻게 되더라도 또 다른 무언가를 갈망하여 괴로움에 빠질 것도 모른체.

우리는, 나는 결여된 사람이다. 무언가가 부족한 사람이다. 사람은 신이 될 수 없기에 부족할 수 밖에 없음에도, 모든 것을 완벽히 하고자 하는, 신이 되고자 하는 욕망을 언제나 마주해야 한다. 부족한 것을, 모자란 것을, 결여된 것을 채우고자 노력하는 것이 아름다운 모습일 수도 있으나, 절제되지 못한 욕망은 괴로움, 분노, 거짓, 속임수, 폭력 등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지금의 시대는 그러한 욕망이 우리 삶을 파괴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최순실과 박근혜 정부의 사태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 안에 숨겨져왔던 거짓과 폭압의 모습들이 드러나고 있다.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고자 했다. 이미 많은 것을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가지지 않은 것을 얻기 위하여 부정과 부패를 저질렀다. 옳바른 방법으로 얻을 수 없다면 그들은 편법, 불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들은 욕망을 이기지 못했다. 아니, 욕망을 이기지 않았다. 그들에게 부역했던 많은 사람들 또한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아직도 그 욕망 속에서 또 다른 거짓말을 하고 있다.

나는 어떤가. 나도 그들처럼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혀 있으나, 반응은 조금 다르다. 나는 권력이 없는 소시민이어서 그럴 수도 있으나...누군가를 내가 원하는데로 움직이게 하거나, 불가능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 무리한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 그저 스스로 괴로워할 뿐. 왜 나는. 왜 우리집은. 왜 이 사회는. 왜 우리 회사는. 왜 우리 교회는. 왜 우리 사회는. 왜...왜...이렇게 말하며 나 스스로를 가엽게 여긴다. 나는 그렇게 부족한 나를 바라보며 슬피 운다. 이 슬픔 안에는 가지지 못한 것을 갖고자 하는 욕망이 들어있다. 슬픔은 좌절이 되어 포기를 불러온다.

우리는 모두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신이 되지 못하는 우리는 부족해야만 한다. 부족하지 않은 누군가는 너무 위험할지도 모른다. 부족한 것을 당연히 여기는 사람은 어떠할까. 자신에게 주어진 것에 감사할 것이다. 결여된 상황 속에서 절망하지 않을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게 되어 어떤 상황 속에서도 의연할 것이다.

우리는 암울한 시대를 살아간다. 100만 명, 200만 명이 모여도, 어둡고 추운 광장에서 작은 촛불을 들어 빛을 비추고자 하여도, 누군가는 들리지 않는다고, 시간이 지나면 촛불도 꺼질 것이라고, 진실을 감추면 사람들은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패한 권력자가 지배하는 세상이다. 우리에게 닥친 괴로움에 절망하기보다, 아직 세상은 완전하지 않음을 인정하고 의연하게 다시 촛불을 들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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