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되지 않는 곳에서
처진 어깨 아래가 축축했던 사람은 얼굴이 벌겠다.
터벅터벅 걸어와 나를 향해 시커먼 입을 벌린다.
네가 누군지는 모른다만 좀 마셔야겠다.
거친 손길로 목마름을 해결한 사람은 등을 돌리고,
자신의 자리로, 사람들에게로 떠났다.
툭- 툭-
닦을 수 없는 눈물이 추접스럽게 흐른다.
기억되지 않는 존재가 되어 나는 여기 있다.
왜 조물주는 눈물이 존재의 이유가 되도록 했는가.
그러나 나는 나를 위해 다시, 누군가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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